세계 상장사, 코로나 속 '실적 대반전'…4분기 순익 14% 늘었다

입력 2021-02-10 15:53   수정 2021-02-11 01:35

세계 주요 기업의 실적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기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각국의 코로나19 대책이 효과를 내면서 제조업의 생산 및 판매가 회복세로 돌아선 덕분으로 분석된다.


10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전날까지 실적을 발표한 세계 1만227개 상장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7127억달러(약 792조원)로 전년 같은 기간(6239억달러)보다 1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주요 기업의 순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증가한 것은 네 분기 만이다.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하기 시작한 작년 1분기 이후 부진하던 제조업이 살아나면서 전체 순이익이 늘었다는 해석이다. 전기·전자업종 순이익이 1년 전보다 301억달러 증가했다. 전체 순이익 증가분(888억달러)의 33.9%에 달한다. 재택근무 확산으로 PC와 통신서버 수요가 급증한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반도체기업 순이익이 1년 전보다 40% 뛰었다. 소재·에너지(175억달러) 자동차(131억달러) 기계(57억달러) 등 제조업종 대부분의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일본 최대 철강회사인 일본제철은 흑자 전환했고 혼다와 제너럴일렉트릭(GE), 지멘스 등은 예상을 웃도는 이익을 냈다.

‘코로나 특수’를 누린 업종의 수익성 개선도 눈에 띄었다. 9일까지 실적을 발표한 240개 식품회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은 58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0% 증가했다. 매출은 1년 전보다 1%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채산성이 크게 좋아졌다. 식품업종의 순이익은 두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확산과 외출 제한 조치로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식료품과 과자 수요가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일본 총무성의 가계소비 조사에 따르면 가구당 외식비가 감소하고 가격대가 높은 도시락과 채소 소비는 증가했다. 음식점 매출이 줄었지만 가정용 식료품 매출이 더 큰 폭으로 뛰었다.

비제조업종은 부진이 지속됐다. 항공업종은 지난해 4분기 115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37개 주요 항공사 가운데 80% 이상이 적자를 냈다. 항공기 수요가 감소한 여파로 미국 보잉도 적자 전환했다.

소매·서비스업종은 이익이 4% 늘어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의 피해를 크게 본 유럽과 미국의 소매·서비스기업 순이익이 각각 35%, 7% 줄었다. 스타벅스는 매출과 순이익이 각각 5%, 30% 감소했다.

지역별 편차도 심했다. 중국과 아시아지역 기업의 순이익은 각각 40%, 70% 급증한 반면 미국과 유럽 기업의 순이익은 각각 3%, 35% 줄었다. 미국은 코로나19 특수로 사상 최대 실적을 낸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 등 정보기술(IT) 대기업을 제외하면 순이익 감소폭이 10%로 늘어난다.

4분기 실적이 개선됐지만 호조세가 이어지긴 어렵다는 전망이 많다. 비제조업종의 부진이 지속되는 데다 주요국 경제대책의 약발이 떨어지면 제조업종 수요마저 감소세로 돌아설 것이란 예상이다.

지난해 4분기 순이익 개선은 미·중 갈등의 영향으로 2019년 4분기 주요 기업의 실적이 저조했던 데 따른 착시효과라는 지적도 나온다. 고바야시 ?스케 미즈호증권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특수를 누린 일부 소비재 기업은 미래의 수요를 앞당겨 쓴 측면이 있다”며 “올 하반기엔 실적이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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